저가항공 타고 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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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시간이라는 긴 여정을 감내하며 유럽으로 향하는 저가항공, 과연 기내식은 제공될까? 티웨이항공의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을 직접 체험한 생생한 후기! 좁은 좌석부터 의외로 만족스러웠던 기내식, 현지 물가 비교와 바르셀로나에서의 첫날까지. 유럽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현실 리뷰!

‘사그라다 파밀리아

1. 15시간 저가항공의 실체, 티웨이 유럽직항 리얼 후기

유럽으로 가는 직항 티켓을 단돈 20만 원에 구할 수 있다면, 누구든 솔깃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경유 없는 장거리 저가항공이라면 그 선택은 한층 더 주의가 필요하죠. 이번 여정은 인천에서 바르셀로나까지, 티웨이항공의 15시간 직항 노선을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탑승 전부터 인천공항 제3터미널의 빠른 보안 검색과 공항 내 한적한 휴식 공간에서의 언어 공부까지, 출국 전 풍경은 꽤 여유로웠습니다. 그런데 막상 탑승한 기내는 ‘닭장’ 수준의 좌석일 거라는 걱정이 앞섰죠. 의외로 2-4-2 배열 좌석 구조에 USB 충전 단자와 헤드레스트가 갖춰져 있어 기본적인 편의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스크린이 없어 개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기내식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습니다. 저가항공이라면 별도 구매가 일반적이지만, 이 노선에서는 기본적으로 2회 제공되었습니다. 첫 끼는 데리야끼 치킨과 비빔밥 중 선택이 가능했고, 후자는 고기까지 든 제법 푸짐한 구성으로 의외의 만족을 줬습니다. 식사 외에도 컵라면, 과자, 커피 등이 유료 판매되고 있었고, 필요에 따라 추가 구매도 가능했습니다. 기내 승무원들은 친절했고, 전반적인 분위기는 깔끔하게 유지되었죠. 장시간 비행의 가장 큰 변수는 좌석 옆 여유인데, 다행히도 일부 좌석이 비어 있어 팔걸이를 올리고 좀 더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비행 중엔 언어 공부 앱인 듀오링고를 활용해 영어 및 스페인어 공부도 했고, 덕분에 시간도 잘 흘러갔습니다. 기내식 이후 브런치까지 제공되는 점도 장점이었습니다. 다만 도중에 응급 상황이 발생해 법조인 구조 요청 방송이 나왔던 점은 예상 밖의 일이었죠. 다행히 큰 일 없이 비행은 이어졌고, 약 15시간 후 마침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했습니다. 시차는 한국보다 8시간 느렸고, 입국 심사는 간단했습니다. 그러나 공항 내 환전소의 환율은 매우 불리했고, ATM 이용이 제한되기도 했죠. 시내로 나가는 교통편은 버스나 지하철이 있었으며, 카드 결제가 가능한 점은 다행이었습니다.

2. 바르셀로나 첫날, 현지 물가와 호텔 체크인

첫날 바르셀로나의 공기는 달콤하고 신선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오랜 비행의 피로는 무시할 수 없었죠. 입국 후 바로 시내로 이동해 호텔에 체크인했습니다. 숙박세는 별도로 5.5유로 부과되었으며, 숙소는 하루 약 10만 원 선이었습니다. 침대와 욕실 모두 깔끔했고, 전망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유럽 호텔답게 카드 키를 꽂아야 전기가 들어오는 구조였고, 욕실은 비대 없이 수동식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약 10시간가량 숙면을 취한 후 시차 적응은 무리 없이 진행됐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현지 마트 탐방이었습니다. 지역 물가를 파악하는 것은 여행 예산을 관리하는 데 필수적이죠. 하몽(스페인식 돼지고기 햄), 와인, 오렌지 주스 등 다양한 식료품이 한국보다 훨씬 저렴했습니다. 와인 한 병이 1.6유로, 하이네켄 맥주가 0.7유로, 생과일 주스는 1유로 미만. 특히 바게트빵은 0.35유로부터 시작되었고, 직접 썰 수 있는 기계도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삼겹살은 100g당 0.7유로로, 한국과는 다른 소비 구조가 느껴졌습니다.

이후 바게트와 햄, 주스를 구매해 간단한 아침을 해결한 후 시내 탐방을 이어갔습니다. 바르셀로나 특유의 고풍스러운 거리 풍경과 햇살 아래 노상 카페의 낭만은 유럽 여행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동네 시장과 골목길에는 빨래가 걸려 있고, 실제 거주민들이 생활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유명 관광지를 찾아다니기보다는 지역의 삶을 직접 느껴보는 시간이 더 가치 있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낡은 골목 사이사이에 숨겨진 예쁜 카페나 마트에서의 발견은 전형적인 관광지에서 얻을 수 없는 재미를 안겨줍니다.

3. 사그라다 파밀리아까지의 여정과 첫 스페인식 만찬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사그라다 파밀리아’였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우디의 미완성 건축물로, 바르셀로나를 방문한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르는 명소죠. 약 5km 떨어진 거리에서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고, 길 위에서 만난 유럽 특유의 감성은 지친 몸도 잊게 만들었습니다. 바게트를 손에 든 노신사, 노상에서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그리고 거리마다 피어오르는 커피와 빵의 향기. 그렇게 동네의 골목을 지나며 점점 웅장한 건축물이 가까워졌습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에 도착했을 땐 압도적인 스케일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종교가 없더라도, 건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이 건축물은 보는 것만으로 감동을 줍니다. 아쉽게도 당일 입장은 매진이었고, 내부는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지만, 외관만으로도 충분한 경험이었습니다. 이처럼 유럽의 명소는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더라도 항상 새로운 감동을 줍니다.

이날 저녁은 스페인 전통 음식인 ‘빠에야(Paella)’로 마무리했습니다. 해산물이 들어간 리조또 스타일의 음식으로, 알단테처럼 씹히는 쌀의 식감과 풍부한 감칠맛이 일품이었습니다. 24.5유로라는 가격은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이 경험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식사였죠. 이후 방문한 타파스 바에서는 하몽과 다양한 치즈를 곁들여 와인을 즐겼습니다. 분위기 좋은 로컬 바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진짜 스페인의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근처 해변까지 왕복 6km를 뛰며 일상의 피로를 털어냈고, 다시 돌아와 조용한 호텔에서 깊은 휴식을 취했습니다. 이처럼 유럽 여행은 단순히 관광지를 보는 것 이상의 경험을 제공합니다. 저가항공의 불편함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도 배움과 낭만이 가득했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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