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다오의 골동품 시장을 탐방한 흥미로운 여정! 떡볶이와 맥주를 곁들인 길거리 음식부터 독특한 불가사리 요리, 그리고 웃음이 터지는 골동품 흥정까지. 때로는 감탄, 때로는 어이없음 속에서 발견한 중국 골동품 시장의 이모저모를 함께 만나보세요!
칭다오 골동품 시장을 향한 유쾌한 여정의 시작
중국 칭다오 여행의 하루가 활기차게 시작된다. 여행자는 골동품 시장을 찾아 나서기 전, 먼저 머리를 단정하게 다듬고자 근처 미용실을 찾는다. 과거 가락시장에서 일한 경험을 떠올리며, 중국의 미용실은 한 바퀴 회전하면 일반 미용실, 두 바퀴 돌리면 이상한 데라는 농담도 건넨다. 다소 즉흥적인 선택이지만 현지 미용사에게 “멋지게 잘라달라”는 한마디로 시원한 커트를 마친다. 이어서 길가에 펼쳐진 체리 노점상에 시선이 꽂힌다. 손님에게 체리를 권하는 상인의 환대에 이끌려, 싱그럽게 빛나는 과일을 맛보며 하루의 시작을 달콤하게 물들인다. 체리는 지금이 제철인 듯 도심 곳곳에 널려 있다.
시장으로 향하는 길목, 여행자는 타이동 역 인근을 거쳐간다. 바다가 가까운 지역답게 거리엔 신선한 해산물 노점이 즐비하다. 중국 특유의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다양한 해산물 요리는 이색적이면서도 식욕을 자극한다. 특히 칭다오 생맥주의 본고장답게, 갓 뽑은 신선한 생맥주를 제공하는 가판대도 눈에 띈다. 유통기한이 일주일밖에 되지 않는 신선한 맥주는 오직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직접 맥주를 따라주는 장면을 보고 신선한 거품에 감탄하며 한 잔 들이켜니, 여행의 피로가 사라지는 듯하다. 그 와중에도 호기심은 끊이지 않아 현지인들이 먹는 특이한 간식에 시선을 빼앗기고, 뜨거운 국물을 빨대로 마시는 만두나 불가사리 구이까지 도전한다. 익숙하지 않은 해산물의 맛도 결국은 여행의 묘미.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의 풍미는 중국의 현지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골동품인가, 재활용품인가? 칭다오 문화시장의 생생한 풍경
여행의 본 목적지인 칭다오 문화시장에 도착하자마자, 여행자는 당황스러운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상상했던 전통적인 골동품 시장보다는 다소 어수선한 재활용품 시장의 분위기가 풍긴다. 오래된 책, 동전, 고량주 병, 철제 장식품 등 다양한 물건이 널려 있으나, 이들 중 실제 가치 있는 골동품은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각기 다른 물건들이 뿜어내는 개성은 시장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동전 하나를 두고 가격을 흥정하다 보니, 한참을 둘러보게 되고 이곳이 그저 헌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오래된 추억이 담긴 공간임을 실감하게 된다.
특히 종교적 의미를 가진 아이템들도 흥미롭다. 성경책과 ‘할렐루야’가 적힌 노래상자 등은 중국에서 예상치 못했던 발견으로 여행자의 감탄을 자아낸다. 그 외에도 삼장법사가 들고 다닐 법한 도구나, 부적처럼 생긴 팔찌, 심지어는 살아 있는 커다란 물고기와 까치까지 판매 중인 이 시장은 골동품을 넘어 ‘모든 것을 파는 공간’이라는 인상을 준다.
가격 역시 만만치 않다. 작은 동전 하나에도 수십 위안부터 수백 위안까지 다양하게 불리며, 외국인에겐 다소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도 많다. 호두, 옥, 검, 부채 등 전통적인 물건은 물론, 외계 생명체를 연상케 하는 조형물까지 다채로운 물건들이 시장의 테이블 위를 가득 메운다. 가격을 흥정하려 들면 상인들은 눈치를 보고 빠르게 호가를 바꾸는 기민한 반응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골동품이라는 개념의 상대성과 주관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진품 여부보다는, 필요한 사람에게 의미 있는 것이 진짜 가치라는 점에서 이곳은 독특한 철학을 가진 공간이다.
동묘를 닮은 골동품 시장과 또 다른 발견의 즐거움
시장의 끝자락, 여행자는 ‘서울 동묘’를 연상케 하는 풍경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쓰레기처럼 쌓인 물건 더미 안에서도 보물 같은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보는 눈’이 중요해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황실 복식 같은 옷가지, 백미러, 새총, 무드등, 드라이버까지—범위는 넓고 내용물은 무궁무진하다. 과거를 품은 골동품에서부터 최신 전자제품의 부속품까지, 이곳은 시간과 문화가 뒤섞인 진정한 의미의 ‘중고의 백화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자는 이곳의 분위기를 '창조경제'라고 표현한다. 가치를 몰라보면 쓰레기지만,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찾던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매우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공간이다. 어떤 물건이 ‘진짜’인지보다,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감성과 시선이 훨씬 중요해진다. 때로는 진품보다 모조품이 더 큰 감흥을 주기도 하고, 어릴 적 추억을 불러오는 물건 하나가 여행의 감동을 더한다.
골동품 시장 외에도 시장 외곽까지 걸어가며 옛날 황실의 흔적처럼 보이는 의복이나 의전용 도구도 살펴본다. 형체를 알 수 없는 동물의 뼈, 오래된 부적, 사골국 냄새가 나는 정체불명의 유물까지—한 걸음 한 걸음이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진다. 여행자는 특히 시장의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 특별한 물건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사로잡힌다. 이처럼 칭다오의 골동품 시장은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니라, 시간과 문화를 여행하며 ‘무엇이든 발견할 수 있는’ 보물찾기의 장소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