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체중 107kg? '가장 뚱뚱한 나라' 사모아에 도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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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를 거쳐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사모아’로 향한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문화적 충격과 신선한 경험으로 가득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만율이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사모아는 평균 체중 107kg이라는 통계만으로도 여행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공항부터 숙소까지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마주한 사모아의 현실, 따뜻한 사람들, 그리고 현지의 독특한 분위기는 단순한 휴양지 이상의 깊이를 선사한다.

사모아

1. 비행 12시간 후, 남태평양의 첫걸음

이번 여정은 한국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뉴질랜드 오클랜드를 경유한 후, 사모아로 향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남태평양 국가를 처음 방문한다는 설렘과 동시에,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연달아 벌어지며 흥미로운 경험을 안겨주었다. 뉴질랜드 입국 시 공항에서의 철저한 검사 절차는 시작부터 긴장감을 유발했으며, 렌터카를 인수한 후에는 좌측 운전이라는 또 다른 도전을 맞이했다. 운전 방향부터 교통 규칙까지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드넓은 뉴질랜드 풍경은 피로를 잊게 해줄 정도로 아름다웠다.

병만 랜드로 알려진 한인 소유의 농장을 방문하려 했으나, 도착해보니 사전 예약이나 연락 없이는 진입이 어려운 사유지였다. 45만 평 규모의 땅이라 막연히 관광지처럼 여겼던 기대와는 달리, 실제로는 개인적인 거주 및 관리용 공간이었다. 이 작은 실수는 준비 없는 여행의 리스크를 보여주는 사례였지만, 여행자는 이를 유쾌하게 받아들이며 다시 길을 나선다. 결국 한참을 헤맨 끝에 숙소에 도착했고, 폭우와 싸우며 피자 한 판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숙소는 다른 투숙객 없이 조용했고, 주인도 함께 거주하지 않는 건물이라 프라이빗한 분위기였다.

다음날, 드디어 사모아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나라’라는 타이틀을 가진 곳이라 그런지 공항에서 만난 현지인들의 체격은 단연 인상적이었다. 탑승 후 옆 좌석 승객과의 짧은 대화에서도 이 나라 사람들의 밝고 친절한 성향이 엿보였다. 짧지 않은 비행을 마치고 사모아에 발을 디딘 순간, 무더운 날씨와 느긋한 공항 분위기, 그리고 복잡한 입국 절차가 여행자의 기대를 현실로 바꿔 놓는다. 입국 심사와 환전을 마친 후, 본격적인 사모아 체험이 시작된다.

2. 현지의 리듬에 스며들다 – 사모아 첫인상

사모아 공항은 작은 규모와는 달리 꽤나 인상적이었다. 바퀴가 깔린 대기실, 목재 구조의 천장, 그리고 환한 미소의 직원들까지—작은 디테일들이 섬나라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를 전달했다. 환전소에서 사모아 화폐인 탈라(Tala)를 바꾸자, 한 지폐에는 역사적 인물의 얼굴이 선명히 새겨져 있었고, 환율은 1달러 당 약 500원 수준이었다. 이후 숙소를 찾아가기 위해 택시를 이용하게 되었는데, 호스트가 알려준 요금보다 훨씬 저렴하게 흥정이 성사돼 여행자의 기분도 한껏 들떴다.

도착한 숙소는 현지 느낌이 물씬 나는 목재 판잣집으로, 철판 지붕과 넓은 공간이 특징이었다. 모기와의 싸움은 피할 수 없었고, 근처에 아무런 시설도 없어 ‘진짜 로컬’의 삶을 체험하는 기분이었다. 슈퍼마켓은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단 한 곳뿐이었고, 물이나 간식 하나 사는 데도 가격이 꽤 높았다. 예컨대 스프라이트 한 캔이 2,25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물가는 높은 대신, 사람들이 여유롭고 친절했다. 슈퍼에서 만난 사모아 청년은 여행자의 출신을 물으며 농담을 주고받았고,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며 미소를 주고받았다.

작고 조용한 동네를 거닐다 보니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곳곳에 걸려 있었고, 이를 통해 현지의 시간 감각과 문화가 함께 느껴졌다.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모습들이 익숙하게 스며 있는 이곳은 관광지라기보다는 사람 사는 마을 그 자체였다. 들개들이 짖는 소리에 잠시 멈칫하기도 했지만, 이곳 사람들과의 간단한 대화, 학생과의 소소한 인터뷰는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특히 현지 학생과의 대화는 사모아 사람들의 진심과 삶의 방식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3. ‘뚱뚱한 나라’는 그저 이미지일 뿐

사모아는 종종 비만율 1위 국가, 평균 체중 107kg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지만, 그 이면에는 따뜻하고 유쾌한 사람들이 있다. 마주한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체격이 크긴 했지만, 모두가 활기차고 건강한 인상을 풍겼다. 여행자는 현지 청년과 나눈 짧은 대화를 통해 “사모아 사람들은 덩치보다 마음이 크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도 사모아는 강한 공동체 문화를 기반으로 가족 중심의 사회를 이루고 있으며, 웃음을 나누는 것이 일상이었다.

여행자의 호기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현지의 음식 문화, 물가, 이동 수단, 주민의 삶까지 하나하나가 새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먹방 여행’을 계획 중이던 여행자에게 사모아는 단순한 놀이터가 아닌, 음식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었다. 습하고 더운 날씨 속에서 만난 시원한 음료 한 잔,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주는 주민, 그리고 영어와 현지어가 섞인 유쾌한 농담까지. 이 모든 것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졌다.

영상의 말미, 여행자는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사모아를 돌아다녀 보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우리는 알게 된다. 어떤 나라든,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만으로는 그 진짜 모습을 알 수 없다는 것을. 사모아는 ‘비만의 나라’라는 낙인이 아닌, 삶의 여유와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였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이 여정은 결국 ‘가장 인간적인 여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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