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맥도날드 난민
한때 아시아 금융 허브로 찬란하게 빛나던 홍콩이 지금은 ‘맥도날드 난민’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문제의 상징으로 불리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 억압적인 국가보안법, 무너진 민주주의 속에서 많은 이들이 노숙을 택하고 있다. 몰락한 홍콩의 단면을 가까이서 마주한 기록이다.1. 맥도날드 난민, 집 대신 매장을 택한 사람들홍콩의 밤은 조용하지 않다. 새벽 2시, 도시를 걷다 보면 길가 곳곳에서 잠든 사람들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어떤 이는 ATM 앞에서 신문을 덮고 자고, 어떤 이는 플라스틱 의자 위에서 몸을 웅크린다. 이들이 가리키는 상징적 장소는 바로 맥도날드다. 전 세계 어디서든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맥도날드는 홍콩의 노숙자들에게 일종의 대피소다. 이들은 ‘맥도날드 난민’이라 불리며 집을 구할..